추악이 비로서 추억이 된 31년간의 사연, 아픔 그리고 졸업...
▲ 1983년 광주 인화학교를 졸업하고도 최종 학력은 중졸이었던 청각장애자인 이석영(49)씨 외 12명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한 것이다. © 강경구 사진 : 김민선 |
| "가짜 졸업장”이라니 가볍게 웃어 넘길 수 없는 몰염치한 중대 사건으로 31년간 까맣게 타들어갔던 회한의 상처를 씻고 덕지덕지 묻어있는 불쾌한 상처들을 씻어내 준 뜻깊은 졸업식이 열렸다. 광주 선우학교가 첫번째 졸업생들을 배출하면서 지난 1983년 광주 인화학교를 졸업하고도 최종 학력은 중졸이었던 청각장애자인 이석영(49)씨 외 12명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한 것이다. 공지영 소설의 동명 영화 '도가니'가 세간에 알려지면서 인화학교 출신들중 일부학생들의 고등학교 학력 인증이 되지 않았던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석영씨 등은 아무 의미없는 졸업장을 찢어버렸지만 어디 그 분함이 쉽게 풀렸겠는가... 맘에 드는 곳으로 취직을 하고 싶어도 청각장애에다 중졸 학력까지 쓰디쓴 인생의 비애가 31년간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녔다고밖에...
▲ 12명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고 있는 광주 선우학교 조선아 교장 © 강경구 사진 : 김민선 |
| 실로 30년만의 일이었다. 이석영 씨를 비롯한 임보라(49·여), 문현옥(50·여), 조점례(51)씨와 양길석(52)씨 등은 중후한 중년이 돼서야 마음속에 오래도록 자리잡았던 상처들을 말끔히 씻어내었다. 14일 오전, 광주 장애인 공립학교인 선우학교에서 열린 제1회 졸업식에서 받은 명예 졸업장에 후두둑 눈물이 떨어졌다. 졸업식을 찾은 후배들과 동료들에게 화려한 꽃다발을 건네 받은 졸업생들의 얼굴엔 비로서 환한 웃음과 감격적인 눈물이 교차했다. 수화로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크게 크게 바삐 움직이는 손짓만큼 절로 기쁨이 넘쳐보였다.
▲ 모두가 기쁜마음으로 함게한 자리였다. © 강경구 사진 : 김민선 실장 |
| 졸업식에 참석한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 김용목 상임대표는 "중졸 학력으로는 너무도 어려웠을 사회진출과 대학진학 좌절이라는 크나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이들에게 주어진 명예졸업장은 큰 힘이 되고 격려가 될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이런 따뜻한 이면이 결국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에게는 희망의 선물이 될 것”이라고 함께 기뻐했다. 선우학교 측은 "명예 졸업장이지만, 3년간 고교 교육을 받은 사실이 졸업장에 기록된 만큼 어느정도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졸업생들의 요청이 있으면 명예 졸업장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밝혀서 좀 더 많은 수혜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