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기사글

아나실과 함께한 최고의 추억 만들기 1

투데이뉴스코리아 2005. 10. 1. 15:22

 

아나실과 함께한 최고의 추억 만들기 1
조선대 250명 교수들의 행복한 나눔과 사랑실천
 
강경구

눈이 오던 지난 3월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펑펑!! 3월인데도 퍼붓던 눈발은 도로 위를 순식간에 하얗게 색칠을 했다. 기억들 하시는지... 그렇게 춥지 않았던 2004년의 겨울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입춘이 지나고 춘분이 다가오던 날씨에도 하얗게 사방천지를 퍼붓고 휘날리던 지난 3월의 그 눈부신 눈발들을....

하얀 백악, 조선대학교가 보인다. 학창시절 버스 터미널에서 내리면 소방서를 사이에 두고 3번 버스를 타면 갈 수 있었던 학교였는데 무등산을 등지고 서있는 조선대학교는 자식을 잊지 못하는 어머니와 같다. 그 넓은 어머니의 품안에서 나는 새롭게 삶을 느끼고 인식했던 적이 있었다. 어쩌면 남을 위해 산다는 것은 나를 위해 사는 것의 일부분이다. 그렇지만 나만을 위해 산다는 것은 얼마나 공허하고 외로운 그림자 같은 인생인가? 

인생에 추억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추억과 추악은 점 하나 차이로 방향을 달리한다. 추억할 수 있다면... 아아 추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죽지 않을 것이다. 한강의 위험천만한 교각에 서있지 않아도 될 것이다. 도로를 역주행하며 세상을 원망하지도 않을 것이다. 목표가 있고 삶이 분명한 이들이 타는 지하철에 가스통을 들고 성냥불을 긋는 어리석음을 선택하지도 않을 것이다. 추억할 수 있다면... oecd 국가중 1위라는 자살률 때문에 속상해 하지도 않을 것이다. 



할머니...

▲할머니들과 온천후 식당에서 앞에서     © 강경구

그래 그 많은 할머님들과의 추억은 지금은 돌아가신 내 할머니에 대한 추억의 연장선에 있다. 외로울 때마다 가슴이 아플 때마다 ‘두만강 푸른물에---’를 노래하시던 쭈글쭈글한 주름살에 한에 젖은 가슴을 막걸리 장탄식으로 달래시던 친할머니의 모습이 교차할 수 밖에 없다.
 
지난 추석 한참을 서있었던 고인의 묘지앞에서 줄지어 30명이 넘는 할머니의 자랑스런 후손들은 할머니를 추억하고 그리워했다. 3월 눈발이 못내 아쉬워 흐느적 흐느적 내리던 그날도 ‘오메! 오메-’를 연발하시며 10시까지인 온천욕 시간을 8시반부터 줄 서시던 할머니들과 나누던 찐한 버섯불고기 국물 맛을 나는 잊을 수 없다. 일일이 선물을 챙겨주던 고마운 조선대학의 젊은 청년들은 30여분이 넘는 할머니들의 등을 밀어주며 온천욕과 식사를 같이 했었다. 

 

 

 

 

 

 


아이들..

▲결연된 아이들을 데리고 피자집 베네치아를 방문하여 맛있는 먹거리 잔치치...서재홍 교수와 유영태 교수     © 강경구

착하고 예쁜 아이들의 투정섞인 목소리가 새처럼 울려나고 있다. 청아하다. 그리고 깨끗하다. 착하다. 매월 함께한 아이들... 이제는 가족 같다. 베네치아에서 피자파티를 열면서 더욱 가까워진 아이들이 만날 때마다 ‘맛있는 것 또 사주세요’ 할 때면 아나실이 얼마나 소중한 일을 하고 있는지... 사랑의 쌀을 전해주었던 5학년 아이가 이제 중학생이 되었고, 1학년 아이는 이제 4학년이 되었고... 휴우- 그날은 온통 봄이었지만  때아닌 눈발로 인하여 평생 잊을 수 없는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이 남았다. 이 추억 때문에 아나실은 더욱 행복한 삶의 출구가 되고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려주었음이 분명하다. 

조선대학교 교수님들의 잔잔한 바다같은 사랑
조선대학교가 옛날의 조선대학교가 아니다니깐!!! 지산동 통장님의 소리가 나에겐 여전히 가까운데서 들려온다. 조선대 주변에서만도 지금까지 명절 선물과 식사대접 등이 매년 여러차례 정기적 혹은 부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지산동 석촌이라는 식당은 할머니들의 정겨운 식사장소가 되었다. 그리고 집집마다 두 차례씩 선물이 배달된다. 할머니들의 웃음과 고마운 마음들을 이 지면을 통해 조선대학교 교수님들께 전해드린다. 매월 5천원에서 만원씩 250명 정도 되시는 아나실 회원 교수님들의 나눔 사랑은 말 그대로 바다같은 사랑이 된다. 여기서부터 북한어린이 돕기로, 사랑의 쌀로, 결연가정으로, 외국인 근로자 1년 3차례의 격려와 지원으로 쉴 새 없이 은혜의 강줄기가 흘러내려간다. 매월 정기적으로 흘러들어가는 나눔과 사랑의 모체가 조선대학교고 아나실인 셈이다.

나눔과 결연의 현장에서 나는 늘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 나눌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인생의 전주곡이다. 가을을 노래하고 인생을 추억하고 지난 봄날의 꽃을 노래할 수 있다면 물론 다른 사람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나눔의 의미는 작지만 오래 갈수록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다. 지치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만 해가 가고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정교하고 깊은 샘처럼 마르지 않고 넉넉해야 한다. 이름다운 나눔의 실천회의 준말인 아나실! 요번 주는 결식 아동 들에게 사랑의 쌀을 배달하는 주간이라고 한다. 씁쓸한 초가을 해질녘 하나 둘 낙엽은 떨어지고 대부분 할머니와 살고 있는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과 만날 것 같다. 어쩌면 영원히 잊지 못할 좋은 추억들을 간직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벌써부터 설레인다.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색이 굵고 선명한 한 폭의 훌륭한 그림을 감상할 것 같다.

2005년 10월이 다가왔고 추운 겨울은 아이들을 더욱 오싹하게 할 것이 분명하다. 남는 기간 더욱 많이 나누고 더욱 많이 사랑해야 할텐데... 조선대학교 교수님들의 나눔이 진한 커피보다 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래서 이 광활하기까지 한 조선대학이 자랑스럽고 가슴 뿌듯하다. 우수수 쏟아지는 작은 낙엽들 속에서, 불어치는 바람 속에서 딱 한마디로 “아나실이 있어 행복했다.”고 지난 추억을 정리한다.

뉴스파워 광주전남 주재기자 / 전남노회 장로 / 의학박사수료(병리), 대체의학석사, 경영학, 철학 전공 / 조선대학교초빙교수 / 광주여대,서영대,송원대,고구려대학 강사 / 보성복내전인치유센터 보완대체의학 상담 / 빛고을,효령노인타운, 송정권노인복지관 노인치유전문강사 / 취재분야 - 선교사,봉사,보완대체의학,암치유 등
 
기사입력: 2005/10/01 [03:27]  최종편집: ⓒ newspo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