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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농촌 재능나눔 위한 봉사단이 지나간 자리

투데이뉴스코리아 2018. 1. 23. 13:53



[신앙칼럼] 농촌 재능나눔 위한 봉사단이 지나간 자리

2016년 08월 29일(월) 16:40
한승호 목사 (해남 부동교회)
[기독미션=전남도민일보]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가 있는 곳은 전남 해남군 산이면 부동리와 흑두리 지역입니다.

이곳은 부동, 흑두, 신흥이 옹기종기 자리잡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입니다. 마을은 세 개지만 청년회 등의 기관은 하나로 통일 되어 있을 만큼 사이가 좋은 마을입니다.

지난 여름 초입에 한국농어촌공사가 운영하는 재단인 스마일재능뱅크에 농촌재능 매칭을 신청하고 몇 달은 걸리려니 하고 기다렸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주민건강을 위한 재능 봉사에 매칭이 되어서 지난 6월 11일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랑손힐링봉사단이 저희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먼저는 봉사단의 규모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봉사하는 자세에 놀랐습니다. 처음 몇 주 전부터 미리 홍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농번기이다 보니 마을 분들이 많이 나오시지 못했습니다. 또 나오신 분들도 선뜻 몸을 맡기지 못하고 한 걸음 물러서 계셨는데 봉사단은 도착하자마자 성심 성의껏 상담을 하기 시작했으며, 마사지와 대체의학, 이·미용 등으로 정성껏 섬기셨으며, 이런 모습을 보시고는 마을 주민들은 조금씩 마음을 열었고 웃으면서 다가가셨습니다.

쑥뜸과 족욕, 손 마사지, 이·미용, 아로마 천연비누 만들기와 석고방향제 만들기 등 명절날에나 받을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봉사단의 봉사가 시작되었고, 얼마 안 있어 소문은 금방 마을 전체를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한 분 두 분 흑두리 회관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어느새 회관은 봉사단과 마을 어르신들로 가득 찼습니다.

농어촌 마을을 위한 재능나눔은 시간도 비용도 부담이 없어 너무 좋았습니다. 봉사단은 식사도 자체 해결한다고 했습니다. 간식도 직접 준비했다고 했습니다. 주민들은 조건없는 사랑을 체험했습이다.

침이 무섭다며 엄살을 피우는 할머니와 대학원 교수의 가벼운 신경전이 회관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고, 번개같이 간식을 준비해 온 마을 부녀 회장님과 회원들의 모습은 마치 친정 어른들을 맞이하는 정겨운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섬기고 있는 흑두리에 사시는 최순희 할머니는 농사일에 지쳐 옆에서 보기에도 안타까울 정도로 몸이 아프셨는데 봉사단이 준비해 온 최신 각탕기를 가지고 각욕과 전신 마사지를 받았고, 온열 쑥뜸과 귀에 받는 이혈요법 후 지금은 걸음걸이도 한결 가벼워지셨고, 가까운 병원에를 다녀올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다들 몸이 가볍다고 좋아하십니다.

특히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할머니와 손주, 즉 조손이 함께 하는 천연비누 만들기 프로그램은 오히려 할머니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물들였습니다. 형형색색 만들어진 사랑손힐링이 자랑하는 명품 비누들은 마을주민들과 마을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산이서초등학교 학생들과 부모, 다문화 가정들에게는 소중한 선물로 전달됐습니다. 이렇게 사랑손힐링봉사단의 수고로 말미암아 마을 어르신들 뿐 아니라 어린이들까지 너무 행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귀한 봉사단을 이끌고 방문할 수 있도록 해주신 농식품축산부와 농어촌공사의 귀한 후원을 통해 방문해 준 사랑손힐링봉사단원들과 농촌재능나눔 관계자 여러분께 온 마을 주민들을 대신해서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더욱 많은 농어촌의 마을들이 혜택을 받고, 더욱 더 건강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졌던 날입니다. 농촌교회를 섬기며 목회자로 국가가 후원하는 봉사단을 지역과 연결하여 농어촌 주민들이 잠시나마 행복한 섬김을 받을 수 있도록 소통의 역할이 주어진 것에 대해 무한한 감사를 드렸던 날입니다.

농촌의 교회를 섬겨오면서 도시의 교회들과 선교단체들이 섬겨온 많은 봉사활동을 지켜보았지만 지난 6월의 봉사단 활동은 처음 있는 봉사유형이었습니다. 교회가 주도하지 않았고 순수 봉사단의 역량 있는 활동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부담없이 몸을 맡기는 마을 주민들을 바라보며 교회가 할 수 있는 섬김에 대해서도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