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기사글

세계농아작가미술교류전 개최

투데이뉴스코리아 2018. 2. 6. 13:21






세계농아작가미술교류전 개최
인화학교 졸업생 화가 김봉진(화가)를 만나다
 
강경구

생명은 무한한 기다림의 끝, 언제나 다시 시작할 뿐이다.

▲ 세계농아인 미술협회 회원수는 150명을 넘어서고 있다. 일본, 대만, 중국, 베트남, 몽골, 러시아,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15개국에 이르며 올해로 국내 개최가 일곱번째 세계대회 개최다.     © 강경구
광주미술협회 회원으로 한국 청미회를 창단한 김봉진(봉선겨자씨교회, 나학수 목사)의 어깨가 무겁다. 가장으로서의 무게감도 있지만 회장으로써 져야할 무게의 짐은 저 높은 무등산 만 하다. 맑고 청아한 웃음과 깊은 속을 드러내주는 듯한 해맑은 웃음을 마주하니 시름이 다 사라지는 듯하다. 농아장애인들로 구성된 한국 농미회 창립 멤버였던 김봉진은 2000년에 세계농아인 미술협회를 만들었고 30여명이라는 세계 각국의 농아인 화가들을 끌어 모았다. 어디서 이 힘은 생겨난 걸까? 현재 회원수는 150명을 넘어서고 있다. 일본, 대만, 중국, 베트남, 몽골, 러시아,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15개국에 이르며 올해로 국내 개최가 일곱번째 세계대회 개최다.  

그는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있었다.

▲ 생명은 무한한 기다림의 끝, 언제나 다시 시작할 뿐이다. 그가 출품한 작픔이다.     © 강경구
한국실로암선교회 대표인 김용목 목사와 함께한 이날도 추운 날씨였지만 언제나 따스함이 배어나오는 듯 했다. 올해로 일곱 번째인 2011년 교류전에는 9개 나라 12명의 작가들이 참가했다. 이탈리아, 러시아, 크로아티아 등 다양한 국적의 농아인 화가들의 재능 또한 놀라운 수준이었다. 화가란 아름다움을 찾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떠나는 미의 순례자라고 말하는 김봉진의 마음에서 성숙한 삶의 흔적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거쳤던 고행과 아픔을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으랴?

김봉진, 그를 바라보면 어두운 그늘끝을 떨치고 날아오르는 한마리의 새를 보는듯 하다.  섬세한 바라봄이 아주 익숙해져버린 듯한 눈매는 날카운 칼처럼 사물을 즉시 한다. 베일 것 같은 직관이 아우성치고 있다. 늘 그랬던 것처럼 고민하고 고뇌하는 흔적의 결과가 캔버스에 고스란히 희망을 채워주고 있다. 

도가니의 배경인 인화학교 졸업생 김봉진

▲ 가까이서 그를 만났다. 작품속에 면면히 들어내는 그의 속마음은 더욱 깊이 그를 이해하고 만나보고 싶어한다. 우리들 가까이서 늘 빛을 발산해주기를 기도드렸다.     © 강경구
수화(手語)는 시각적인 언어라 한국, 일본, 중국의 수화는 60% 이상이 공유된다고 한다. 미국 등 다른 문화권과도 30% 이상은 의미가 통한다고 하니 수화를 통한 세계 작가들의 담소는 진지하고 때론 웃음거리가 가득 넘친다.

영화 도가니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화학교 중등부 과정을 마친 김봉진은 당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회고한다. 강제 노역으로 학기를 마무리했던 그는 결국 고등학교 과정 진학을 포기했다. 어쩌면 인화학교시절 농아인으로 푸대접과 굴욕이 아닌 자신의 가치와 비전을 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면 지금의 김봉진은 아마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들어섰을 수 도 있을 것이다. 인화학교 폐쇄는 당연한 조치라며 후배들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농아 미술인들 한결같이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 화가 김봉진을 만나고 달려간 만귀정 연못가엔 무성한 여름을 뒤로한 연꽃의 기다림이 오래전 시작되고 있었다. 생명을 향한 오랜 기다림이 아름다웠다.     © 강경구
우정과 배움을 나누며 서로의 세계를 향한 동경과 다음 전시회를 기다리는 긴 기다림의 현실을 농아인 화가들은 다시한번 받아들여야 한다. 오랜 기다림 이후 그들은 다시 만나 이야기 보따리를 풀게 될 것이다. 그들 안에 꿈틀거리는 하늘이 준 소명과 비전을 나누며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이야기 할 것이다. 헤어지기가 아쉬워서인지 서로들 다음엔 자신들의 나라에서 교류전을 열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하며 우정과 사랑을 확인한다. 내년엔 이탈리아 교류전을 기대한다고는 하지만 이들에게는 까다로운 절차와 진행을 위한 열배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 한국의 행사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광주광역시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도와준 이들을 일일이 소개하며 그들에게 지면으로 감사말씀을 전해주라는 김봉진... 내일이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가족의 생계와 자녀들을 위해 삶의 현장으로 가야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역시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밝게 맑게 한결 같이 웃을 뿐이다. 고맙다고 꾸벅 인사할 뿐이다.


뉴스파워 광주전남 주재기자/의학박사(수료),대체의학석사/경영학석사/시인(광주문협/문학춘추)/고구려대학 대체의학 겸임교수/노벨요양병원 보완대체의학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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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11/23 [01:29]  최종편집: ⓒ newspo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