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기사글
재활용 건축물-오랜 전통이 묻어나오는 근대 건축물의 미래가치
투데이뉴스코리아
2018. 1. 26. 19:19
재활용 건축물-오랜 전통이 묻어나오는 근대 건축물의 미래가치 ‘개발이냐’ ‘방치냐’ 보다 지울 수 없는 역사 …“지워서도 안 될 역사 문제” |
2017년 08월 14일(월) 14: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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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숨결 녹아있는 건축물
전국적으로 근·현대 건축물에 대한 재활용으로 지자체의 자산을 활용하는 계획들이 탄력을 받고 있다. 부산시가 철거 위기 건물을 매입하여 원형을 복원한 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시도를 통해 지역민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도 한 예일 것이다. 부산시는 지난 2010년 전국 최초로 ‘부산시 근대건조물 보호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근대 건조물보호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오래된 건물들에 대한 역사적 가치를 계승함과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을 조례의 취지로 밝혔다.
부산시의 경우 시 지정 근대건축문화자산이 총 196개에 이르고 있으며, 이중 부산시 중구 소재 ‘청자빌딩’에 대한 원형보존 사례를 성공사례로 꼽을 수 있다. 1918년 건립된 한성은행 부산지점 건물이었던 이곳은 1964년 지상 2∼3층으로 증축됐으며, 규모는 건물면적 652.46㎡로 지난 2015년 18억 5천만 원을 들여 매입한 이후 원도심 거점 생활 문화공간으로 개선 방향을 정하고 외관과 세부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주민 동아리 활동, 공연·전시, 강연,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활용할 계 획을 발표하면서부터 대내외적인 뜨거운 반응이 있었으며, 근대건축물에 대한 활용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청자빌딩은 주변의 40계단, 근대역사관 등 문화자산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이렇듯 방치된 근현대의 숨결이 녹아있는 건축물에 대해 역사적 가치를 부여하는가? 아니면 새로운 시대적 의미를 부여하고 도심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주차장이나 아니면 새롭게 도시 빌딩으로 재건축하는냐 하는 문제는 당사자들의 몫이지만 그 결과는 때론 상상할 수 없는 실(失)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건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다양한 역사적 가치에 대한 보존과 전승의 단절일 수 있다.
근대와 현대 한 곳에 느낄 수 있는 역사현장
녹차수도 보성군 소재 벌교 ‘보성여관’이 주는 역사적 의미는 사뭇 크다. 1935년이라는 일제강점기에 건립된 이후 8·15해방과 여순사건, 6·25와 휴전, 좌우 대립 등 격동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곳으로 단연 조정래 장편 대하소설인 <태백산맥> 속 ‘남도여관(보성여관)’이 그 중심에 있다.
한옥과 일식이 혼합돼 있는 가옥은 숙박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생되어 시대의 고뇌와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졌으며, 건물 구석구석 눈길이 닿은 곳곳에 베인 상처와 한숨을 고스란히 마음에 담을 수 있는 역사의 현장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생각해보면 가슴 조리며 읽었던 ‘태백산맥’이라는 대하 장편소설 한 장 한 장에 녹아있는 잔학한 일재의 만행과 계급주의에 매몰된 여러 인간군상이 주었던 생경스러움을 통해 당시 무지하고 가난했던 민중의 삶이 아픈 역사와 맞닿으며 주었던 뼈아픔은 물론이거니와 시대상황을 쉽게 체감할 수 있었던 곳도 바로 그런 현장성이 주는 특징이다. 보성과 벌교는 그런면에서 찾는 이들에게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관해 할 말이 많은 곳이다. 번영했던 벌교의 중심가에 서있었던 보성여관은 당시 5성급 호텔로 근대건축사적 가치와 문학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제132호로 복원사업 후 지난 2012년에 새롭게 문을 연 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충장로에 등장할 ‘배전스테이션’
급격한 도시화에 맞물린 배전 선로의 문제는 도시경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동시에 기기 운영 및 유지·보수의 효율성을 높이는 전력공급시스템으로 한국전력을 통해 지난 1988년부터 서울, 대구, 부산 등 대도심을 중심으로 운영됐으나, 지난해인 2016년부터 오는 2018년까지 3년에 걸쳐 840억이 소요될 계획으로 신규건설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 배전스테이션의 핵심은 기부체납형 스테이션 모델로 바로 오래된 건물을 신축하면서 지하공간에 배전스테이션을 구축하고 지상층은 본래의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지자체가 소유하고 있는 노인복지회관 건물을 지자체와 협력하여 새로운 건물을 신축한 후 건물 일부를 지자체에 기부 체납하는 것으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은 새롭게 리모델링된 최적의 장소에서 다양하고 신선한 문화와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으로 160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하 3층, 지상 8층으로 일종의 스마트스테이션을 한 것이 바로 영등포구청에서 노인복지회관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한전은 오는 2018년까지 300억원을 투자해 서울에 이어 광주에도 배전스테이션을 시범 구축할 계획인 가운데 충장로 1가와 4가 지역에 주민친화형 배전스테이션을 설치할 예정이다. 한국전력은 고품질 전력공급과 도시경관 개선은물론이거니와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다양한 신기술·신공법 개발 시행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광주는 아시아 문화전당 활성화와 관광자원화 사업 연계에도 상당 부분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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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양림동에서 역사를 묻다.
이제 광주하면 양림동을 떠올릴 정도다. 양림동은 ‘고향 같은 곳’, ‘삶의 자국이 있는 곳’, ‘힐링되는 곳’이라는 해설사들의 설명처럼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가고 있으며, 오래된 한옥과 근대 건축물들이 어우러진 곳으로 골목마다 새로운 분위기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양림동에는 1899년 지어진 단아한 이장우 가옥과 1920년대 지어진 고택 최승효 가옥이 중심에 있다. 이런 두 가옥을 중심으로 양림 동산쪽으로는 최초 외국인 선교사들의 삶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1920년 지어진 우일선(Wilson) 사택과 광주 최초 여학교 수피아여중·고교, 오웬각 등이 위치한다. 외국인 선교사였던 오웬과 유진벨이 활동했던 양림동, 당시의 양림리는 사실 광주의 중앙통이 아니었다. 남문에서도 꽤 멀리 떨어져 있는 한적하고 외딴 곳으로 주변엔 묘지가 많았고 인가는 드물었다. 어린아이들이 죽으면 풍장을 하여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았고, 시신을 먹기 위해 달려드는 여우들과 까마귀들의 서식처로 일명 ‘여우골’이라 불리울 정도로 후미진 곳이었다. 그런 곳에 교회를 세웠고, ‘서양촌’을 만들었던 곳이 바로 양림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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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교사 ‘서서평’ 그녀의 이름을 딴 커피 등장
비교적 최근 양림동에 갔을 때 ‘서서평 커피’를마실 수 있었다. 양림동 일원에서 펼쳐지고 있는 복합 문화축제 ‘양림쌀롱 1930’(마지막 주 수요일)을 진행하고 있는 쥬스컴퍼니가 기획한 이 커피는 ‘제중원 간호사로 일하며 미혼모, 고아, 한센인, 노숙자 등 가난한 이들의 오랜 벗이었던 서서평(E. J. Shepping, 1880∼1934) 선교사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밝히고 있다. 왜 하필이면 ‘서서평 커피’일까? 궁금하다면 찾아가봐야 할 정도로 의미 깊은 맛과 어쩌면 멋을 지닌 커피이지 않을까? 흔하디 흔한 커피 맛같지만 양림동에 살고 있는 이들과 그녀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그런 ‘노스텔지어의 손수건’같은 이름의 커피다.서서평 선교사의 영문명은 ‘쉐핑’이다. 외국인선교사였던 그녀는 우리에게 인생은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라는 유언을 남기고 떠났다. 오늘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성공의 진정한 의미, 바로 ‘섬김’에 대한 가치가 한 잔의 커피에도 아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곳, 양림동의 변화 역시 늦은 감은 있지만 역사에 대한 재인식과 함께 개발에 앞선 공존과 미래가치를 생각하려는 고뇌가 묻어있어 더욱 뜻깊다. 군산지역은 6개 폐교 중(2017년 1월 기준) 4곳에 노인요양병원, 음식점, 자동차 운전학원 등이 들어섰다. 또한 폐교된 상평초에는 옥구향교와 연계하여 체험학습 시설 운영을 연구 중에 있으며, 이곳 8개 교실 중 4개 교실을 리모델링해 예절실, 다도체험실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또한 용화초는 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하여 일부 교실을 창고로 개방할 것도 계획하고 있다.
자치단체장 거주 관사 활용방안도 지자체
충청북도를 비롯한 도내 11개 시·군에서는 오래된 관사를 매각하거나 공원, 기숙사, 어린이집 등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충주시는 여학생 기숙사인 충주학사, 제천시는 어린이집, 옥천군은 쌈지공원, 영동군은 운동경기부 숙소와 자원봉사자 사무실로 활용하거나 청주시의 경우도 어린이집, 문화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어떻게 하면 전통의 파괴가 아닌 보존과 계승, 그리고 효율적인 개발에 재테크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 형태를 알아 볼 수 없는 그 어떤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시가지와 현대화된 건물을 지어도 결국 10년이 지나고 100년이 지나면 구건물로 전락하는 것이 삶이지 않는가? 그런 면에서 100년도 넘는 근대식건물을 재활용하는 문제는 역사보존과 활용이라는 두 개의 가치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주요
문제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오늘날 우리 광주에 있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전남도청 원형 복원을 위한 기초자료와 증언 수집을 위한 전담반(TF)이 지난 18일 오후 광주시청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는 소식이 반가운 이유다. 이날 구성된 TF는 지난 1980년 5월 열흘간의 항쟁기간 동안 당시 시민군의 활동기록과 구술, 건물 원형 배치도 등 옛 도청 복원에 필요한 자료를 모을 계획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의 완벽한 복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새로 조성된 문화의전당과 양림동, 그리고 전남도청 원형 복원과 충장로 배전스테이션이 주는 의미는 두말할 필요 없을 것이다.
글 강경구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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